책일기/한강과 동시대에 산다는 행복
눈물상자
턱쌤
2024. 11. 11. 15:32
- 한강 지음
- 봄로야 그림
- 문학동네 (어른을 위한 동화책)
- 2008년 5월 22일
남달리 눈물 많은 '눈물단지'란 별명의 아이.
눈물 상자를 가진 검은 옷의 아저씨와 파란 새벽의 새가 함께 걷는 동행길.
그 길 끝에 만난 할아버지는 평생 울고 싶은 순간(슬픔, 고통, 감사, 기쁨)에도 울지 못했었다.
전재산을 주고 산 눈물을 먹고 드디어 눈물을 쏟아낸 후, 풍기던 외로움과 슬픔은 사라졌다.
이건...... 영혼을 물로 씻어낸 기분이구나.
사람들에게 있다는 '그림자 눈물'.
할아버지가 흘린 눈물로 '그림자 눈물샘'이 녹아내렸다.
실컷 울고 그림자 눈물샘까지 녹아내린 할아버지는 긴 시간 슬픔에 짓눌려 떠날 수 없었던 집을 떠났다.
아이도, 눈물상자를 가진 아저씨도 자기 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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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예기치 않은 순간에 우리를 구하러 오는 눈물에 감사한다.
는 작가의 말에 동감한다.
내 안에 숨은 그림자 눈물샘에서 울고 싶어도 울지 못하는, 울어도 우는 것 같지 않은 인고의 시간들을 모두 가지고 있다. 참는 것인지, 우는 걸 잊은 것인지 울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럼에도 우는 행위를 통해 우리는 절망의 순간에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 이상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얼마전 하늘로 간 특수교사의 추모제에서 함께 흘린 눈물이 '연대의 공명'이 되어 퍼지듯, 함께 울면 더 커지는 순수한 눈물이다.
같이 울고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