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三重苦? 三重愛!
턱쌤
2024. 11. 22. 21:51
늘 북새통인 점심 급식을 가로질러,
어린 내 새끼 기다리는 교문 앞 부모와 학원 선생님들을 가로질러,
다시 예년 기온으로 내려준 소설(小雪) 찬바람 가로질러,
공항 입국장 인파를 가로질러 나온 엄니를 모시고,
북녘 바람 안고 고향으로 달려갔다.
당신 인생의 마지막 해외여행이란 말이 한숨에 섞여 나왔다.
아흔에 가까워진 아버지 성화에 화장실 온풍기를 달고,
미끄럼방지 스티커를 바닥에 붙이고,
차려주신 밥 얻어먹다가,
집에 혼자 있는 둘째에게 전화를 걸어
저녁끼니를 점검했다.
챙겨주신 시골 엄니 반찬 싣고,
북녘 바람 등지고,
바람보다 빠르게 다시 인천공항 가서
5일간 해외 연수 다녀오신 마님을 고이 모시고,
집에 왔다.
부모님, 아내, 자식을 연결하는 오늘의 삼중 케어 플레이는 잘 마무리되었다.
뿌듯하다.
그런데, 난 누가 챙겨주나?
언뜻 심통머리가 올라오지만
이 또한 내 삶이란 걸 알기에
이내 머릿속이 조용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