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일기

<합체> - 신나는 상상과 성장

턱쌤 2010. 10. 30. 16:49

 

 

합체

- 박지리 지음

- 사계절 출판사 (2010)

 

처음에 제목만 들었을 때는 '합(동)체(육)'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난쟁이 아버지의 쌍둥이 두 아들의 이름 합과 체. 제목부터 예상을 빗나간 이 책을 신나고 재미있게 읽었다. 책을 읽으면서 신나고 재미있는 건 오랜만의 경험이었다.

 

'아버지는 난쟁이였다.'는 글로 이 소설의 각 장을 시작하는 작가는 조세희 씨의 소설 '난쟁이가 쏘아오린 작은 공(난쏘공)'에서 그 말을 따왔노라 밝히고 있다. 난쏘공은 개발독재시절 우리의 삶과 현실을 보여주었는데 '합체'는 그 시절은 아니지만 여전히 차별과 편견이 존재하는 우리 사회 속 학교에서 성장하는 쌍둥이 형제를 보여주고 있다.

 

헌데 그 성장통이 여느 성장소설과는 또다른 재미와 반전이 있다. 도사의 말을 듣고 계룡산에 들어가 수련을 한다는 설정이나 학교로 돌아와 펼치는 반전(?) 속에 책을 읽다가 몇 번이고 나도 모르게 낄낄 웃고, 감동적인 결말에 가슴을 손으로 쓸어내리기까지 했다.

 

사람에겐 누구나 컴플렉스가 있다. 그것이 선천적인 것도 있지만 후천적으로 내가 스스로 만든 것들이 많고, 또한 확대 재생산시켜 스스로를 가두기도 한다. 살면서 행복을 찾는 문제는 그런 컴플렉스들을 어떻게 잘 이겨나가느냐는 것이겠다. 합체에서 만난 두 아이들은 나름대로 적극적인 해답을 찾기 위해 좌충우돌한다. 그것을 보면서 낄낄거리기도 했지만 마흔이 되어 이제는 삶의 컴플렉스들을 이겨낼 생각조차 못하고 그냥 외면하는 내 모습을 보곤 씁쓸한 마음이 든다. 이렇게 책을 통해 대리만족만 하고 말 것인가 말이다.

 

제대로 책을 읽는 것은 그것이 행동과 삶의 변화로 나타나야 한다고 또한 책을 통해 배웠고 동의했었다. 나를 극복하고 또다른 성장을 하는 일, 그것은 청소년기의 성장만이 아닐 것이니 마음한구석에만 품고 있는 꿈들을 현실로 만드는 일을 꼭 이루어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