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일기

꽃속에 피가 흐른다 - 김남주 시선집

턱쌤 2010. 11. 25. 16:13

 

- 꽃 속에 피가 흐른다

- 창작과 비평사

- 염무웅 엮음

 

김남주..

그의 첫 시집, <진혼가>가 나온 지 올해로 26년,

그가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지 올해로 16년,

하지만 그의 노래는 생생히

우리들 가슴에 살아숨쉬고 있다.

 

권력자들은 그의 몸을 가두었지만

그는 감옥에서 진정한 자유와 해방을 노래하고,

그 노래는 폭풍처럼 휘몰아쳐

사람들을 깨우치고

다시 또 걷게 했다.

 

그가 부른 노래는 치욕의 역사에 대한 것이었고,

그의 노래는 그 치욕의 역사를 거슬러

다시금 자유와 평등을 머금기 바랐었다.

 

하지만 그가 가고 없는 지금,

이 땅은 그가 목놓아

자유와,

해방과,

평화와,

통일을 노래하던 때보다 더 어두워졌다.

 

그래서, 그가 그리워진다.

그래서, 다시 신발끈을 묶어 본다.

 

길 2  -  김 남 주

 

길은 내 앞에 있다
나는 알고 있다 이 길의 시작과 끝을
그 역사를 나는 알고 있다

 

이 길 어디메쯤 가면
낮과 밤을 모르는 지하의 고문실이 있고
창과 방패로 무장한 검은 병정들이 있다
이 길 어디메쯤 가면
바위산 골짜기에 총칼의 숲이 있고
천 길 만 길 벼랑에 피의 꽃잎이 있고
총칼의 숲과 피의 꽃잎 사이에
"여기가 너의 장소 너의 시간이다 여기서 네 할 일을 하라"
행동의 결단을 요구하는 역사의 목소리가 있다

 

그래 가자 아니 가고 내가 누구에게 이 길을 가라고 하랴
가고 또 가면 혼자 가는 길도 함께 가는 길이 되느니
가자 이 길을 다시는 제 아니 가고 길만 멀다 하지 말자
가자 이 길을 다시는 제 아니 가고 길만 험타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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