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선생님의 새 시집을 읽었습니다.
도종환선생님의 시를 좋아했기에,
신간이 나온 소식을 듣고 바로 사서 읽었습니다.
부드러운 직선처럼 살아오신 선생님이
지금 현재 어떤 모습과 생각으로 서 계신지 알 수 있었습니다.
아픈 몸으로 산에 들어가
자연을 닮아가고 계셨습니다.
자연의 순리와 함께 가야 할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시고 계셨습니다.
다만,
그간 보여주었던
정적이면서도 역동적이던
부드러움이 다소 약해진 모습입니다.
그간의 부드러움은
때론 강한 실천을 끌어내기도 했던 것이었으나
지금은 자조적이고 순응적인 목소리가 섞여있습니다.
지난 10여년간 많은 변혁의 선지자들이
자연(생태)에 동화되어 간 것을 보아왔습니다.
속세의 삶과는 다른 길이 되어 버린 느낌이었습니다.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것인가
받아들여나 하는가
스스로에게 물어도
아직은 아닙니다.
아직 도종환선생님의 시에서
그런 모습까지는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처음 선생님의 시를 접했던 순간
가슴속에 스며들었던 부드럽고 낮은 목소리의 실천적 목소리가
아직도 내 마음에 강하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책꽂이 한구석,
선생님의 책들을 모아 놓은 곳에
세시에서 다섯시를 꽂아놓습니다.
생의 시간이 마지막 12시를 향해 째깍되도
청명하고 맑은 바람을 따라
끝까지
처음처럼 걸어가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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