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기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화해와 공존의 이중주

턱쌤 2009. 5. 15. 20:58

오늘 스승의 날을 자축하며,

나 스스로에게 선물하는 뜻에서 하루동안의 영화여행을 떠난다.

첫번째 영화는 남구에서 운영하는 '영화공간주안'1에서 상영하는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다.

부지영 감독, 생소한 이름인데 아마도 독립단편영화를 찍던 분이 아닌가 싶다.

길이 엄청 막혀 1분지각이닷! 헐레벌떡 상영시작과 동시에 상영관으로 기어들어가 몸을 맡긴다.

 

'낮술같은 내가 좋아하는 로드무비구나'하는 생각과 더불어

중반에 이르기까지 알 수 없는 그 무언가에 홀려 그저 두사람(명주와 명은)을 따라만 간다.(눈치채지 못한 내가 둔한걸까 하는 생각과 함께)

둘사이에 무엇이 그리 얽혀있는걸까?

엄마와 아빠는 어떤 관계였을까?

명은은 이제와서 왜 아빠를 그리 찾고 싶은 걸까......

 

그런데, 후반에 이르자 눈이 번쩍 떠지고 순간 멍해진다.

'아! 아아!'

'있을 수 있는 얘기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얘기야'

(절대 결과를 얘기해 줄 수 없다)

 

마지막 엔딩장면에서

여객터미널 유리문이 열렸다 닫혔다하는 장면은 주인공 명은(신민아)의 마음같다.

난,

'명은아, 네가 문을 열고 나가야 한다. 네가 열어! 네가 열어!'

열심히 응원을 했고 그에 화답하듯 명은은 그 문을 열고 나온다. 이젠 내가 길을 찾아 떠단다면서...

웃음과 눈물이 절로 나온다.

 

이 영화에는 많은 화해가 나온다. 물론 갈등과 고통의 과정을 거치면서 말이다.

명주와 명은의 화해,

명은과 이모와의 화해,

승아와 아빠와의 화해,

지금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화해'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 영화는 '공존'을 얘기한다.

사람이 사는 세상은 모두가 함께 공존하는 세상이다.

남자, 여자가 아니라 사상과 이념을 떠나 '사람'이 공존하는 세상인 것이다.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우리가 함께 사는 이 세상이 더 넓어지고, 한사람이라도 더 행복해 질 것이다.

그것의 시작은 지금, 이어야 한다. 지금,

 

뒷풀이 :

출연료를 낮게 받고도 출연해 준 공효진, 신민아를 비롯한 배우들에게 찬사의 박수를 보낸다.

그대들의 마음은 세상을 더 넓고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 이기에......

 

그리고, 이게 왠일인가. 이 블로그의 배경음악을 오늘 재즈가수 '말로'의 '벚꽃지다'로 바꾸었는데

이 영화에 쓰인 노래 2곡을 말로가 불렀다.

통()했다.

  1. 전국 유일하게 지방자치단체(인천시 남구청)에서운영하는 독립예술영화관이다. 혼자영화보기 딱 좋고, 영화관람료도 5천원뿐이라서 부담도 없는 좋은 곳이다. 적자운영을 하리란 예상은 하고 있지만 계속 우리 곁에 있기를 바라는 곳이다. 남구청 멋쟁이!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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