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가 아주 살짝 들어있음>
어렵지만 멋지게 아들의 살인누명을 벗겨내는 엄마의 눈물겨운 활약을 보여주는 영화라고 '착각'에 빠져있다가 뒤통수를 맞았다.
아들에 집착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마더가 살아가는 존재의 이유이자 희망이 바로 아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이땅의 많은 마더들이 그렇지 아니한가? 게다가 아들이 가진 장애로 인해 '측은지심'과 '미안함'을 평생토록 키우며 살아오셨을 테니까.
하지만 문제는 '집착'이다. 집착은 언제나 화를 부른다. 그런 집착이 '아들을 위하는 최선의 사랑'이라는 왜곡된 신념을 아무도 말릴 수는 없었을 것이다. 강남 엄마들이 두살도 못 된 애기들에게 영어사교육을 퍼부어대고, 영어발음을 위해 혀수술을 마다않는 것이 '사랑'이라고 여기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광기'의 또다른 말일 것이다.
아들을 대신해 진범으로 잡힌 또다른 '아들'을 보며,
'넌 엄마 없니?'하며 오열하는 마더의 모습은 이 사회의 여러가지 '굴레'를 보여준다. 돈없고 소외된 사람들이 홀대 받는 현실, 그런 사람들끼리도 경쟁해야 하는 현실, 결국 그런 부질없는 경쟁의 희생자는 바로 나 자신이라는 현실. 결국 내 아들이라는 현실.
마더는 춤을 춘다.
우리나라 관광버스의 춤문화가 왜 생겼고,
그 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 영화가 너무나도 친절하고 강렬하게 내게 전해준다. 우리 마더들은 모두 그렇게 살아왔다. 관광버스 안에서 춤추는 마더(파더)들의 미친 몸부림을 이제는 이해하고, 꼭 안아드려야겠다.
사족 ;
영화속에서 남자들의 희생양이 된 어린 소녀는 오늘 뉴스1">에도 나온 우리네 현실속 인물이다.
가난과 소외는 그렇게 어린 학생의 꿈도 마음도 비참하게 짓밟아버린다. 그런 현실은 반드시 바꾸어야 한다.
- 정신지체를 앓고 있는 10대 소녀를 1년여 동안 상습적으로 성폭행하고 임신까지 시킨 10대 14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29일 정신지체 장애 3급의 A(15)양을 1년여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B(15)군 등 10대 14명을 붙잡아 이 중 2명을 구속하고 1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연합뉴스 [본문으로]
'문화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꼭 유명할 필요는 없잖아<그저 그렇고 그런 기억> (0) | 2009.07.03 |
---|---|
나선형의 발전법칙 - 요시노 이발관 (0) | 2009.07.02 |
김씨표류기 - 희망은 그런 것! (0) | 2009.05.15 |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화해와 공존의 이중주 (0) | 2009.05.15 |
똥파리와 레옹 (0) | 2009.04.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