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시를 읽어라

아름다운 사람 - 조재도

턱쌤 2009. 4. 4. 10:33
아름다운 사람 - 조재도사람 - 조아름다운 사람 - 조재도재도

아름다운 사람  - 조재도

공기 같은 사람이 있다.

편안히 숨쉴 땐 있음을 알지 못하다가

숨막혀 질식할 때 절실한 사람이 있다.


나무 그늘 같은 사람이 있다.

그 그늘 아래 쉬고 있을 땐 모르다가

그가 떠난 후

그늘의 서늘함을 느끼게 하는 이가 있다.


이런 이는 얼마 되지 않는다.

매일 같이 만나고 부딪는 게 사람이지만

위안을 주고 편안함을 주는

아름다운 사람은 몇 안 된다.


세상은 이들에 의해 맑아진다.

메마른 민둥산이

돌 틈을 흐르는 물에 의해 윤택해지듯

잿빛 수평선이

띠처럼 걸린 노을에 아름다워지듯


이들이 세상을 사랑하기에

사람들은 세상을 덜 무서워한다.

'유언-시를 읽어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밤길 - 김남주  (0) 2009.04.04
스승의 기도 - 도종환  (0) 2009.04.04
삼팔선은 삼팔선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 김남주  (0) 2009.04.04
학교 가는 길 - 정희성  (0) 2009.04.04
너희들에게 - 조재도  (0) 2009.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