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시를 읽어라

밤길 - 김남주

턱쌤 2009. 4. 4. 11:32

밤길


밤이 깊어 갈수록
별 하나 동편 하늘에서 더욱 빛나고
그 별 드높게 바라보며
가던 길 멈추지 않고 걷는 사람이 있다
거센 바람 나뭇가지 뒤흔들어도
험한 파도 뱃전에서 부서져도
자지 않고 깨어나 일어나
앞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어둠에 묻혀 사라진 길을 열고

앞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가야 할 길 먼 길
가지 않으면 병신되는 길
역사와 함께 어젠가는
민중과 함께 누군가는
꼭 이르고야 말 길 그 길을
쓰러지고 쓰러지고 다시 일어나
전진하는 사람이 있다
밤이 깊어 갈수록 더욱 빛나는
별 하나 드높게 우러러보며
혁명하는 사람이 그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