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

죽지마

턱쌤 2024. 11. 9. 05:25

사진 속 추모집회 무대 주변의 빛들이 눈물로 바라본 세상처럼 번진다. 어둠 내린 길거리 찬 바닥엔 수백의 군상이 어깨를 들썩이며 울고 있다. 새어 나오는 흐느낌이 무겁게 내린 어둠 속에 공명처럼 퍼진다.
또 하나의 죽음을 마주하고 애도하고 있다. 00초 특수교사를 힘들게 한 것들 역시 작년 서이초 교사와 다르지 않았다. 한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는 저경력의 교사들이 감당하기 힘든 현실의 비정함이 그들을 막다른 길로 몰아 끝내 몹쓸 선택을 하게 만든다. 타살이다.
과중한 업무, 과도한 민원, 과밀학급, 과장된 교육청의 무책임한 대응, 학부모민원에만 벌벌 떠는 관리자들이 만든 타살이다.

불과 얼마 전 살기 힘든 우리나라 이야기를 썼는데 또 그 현실을 확인하는 시간의 중심에 앉아있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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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 위로 시대가 말하는 것

모두 힘들다는 것이다. 근근이 버티고 있다는 것이다. 현실에 만족하고 소소한 행복을 찾아 워라밸을 지키라는 말들이 홍수처럼 넘쳐흐른다는 건, 결국 모두 힘들어 죽겠다는 것이다. 그러다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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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들은 인천 특수교사들이 처한 전국 최하위의 근무 여건이 가져온 비극에 울부짖었다. 지켜주지 못하고 함께 싸워주지 못한 죄책감에 눈물을 쏟았다. 법에 명시된 책임을 다하지 않고 이제 와서야 동정하듯 너무나도 쉽게 학급증설과 보조인력 파견 등을 결정한 교육청을 성토했다. 죽은 다음에서야.
결혼 5년 만에 얻은 자식, 밝기만 했던 자식을 잃은 어미의 찢어지는 후회와 안타까움을 담은 편지는 다시 한번 600여 참석자들을 울렸다.

개인의 능력으로만 떠미는, 본질을 벗어난 교육현실은 수많은 교사들의 죽음으로 이제야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학교에서 느끼는 체감은 1% 뿐이다. 그저 그렇다는 것, 힘들어 죽겠다는 것만 공허하게 메아리쳐 돌아올 뿐이다.

안전하게 가르칠 권리를 담은 법 제정과 정교한 시행, 아이들의 삶과 소통할 수 있는 교육 여건, 그것을 보장하는 사회와 국민의 인식, 존경은 바라지도 않을 교사존중, 늘봄 같은 데 쓰는 헛 돈으로 안정된 인력 충원으로 미래를 생각하는 정부 정책이 절실하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데 백년 후에 교사는 다 죽거나 사라지게 만들 지금의 교육 여건은 '지옥'이다.

지옥문을 닫을 수 있는 건 힘없는 교사들의 일상적 연대뿐이다. 그리고 더 이상 죽지 않고 싸우는 것이다.

*삼가 고 00초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어머님의 바람처럼 다음 생에도 아들로 다시 태어나 엄마와 얼싸안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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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5일 전교조특수교육위원회에서 진행하는 진상규명, 순직인정, 특수교육 여건 개선 촉구 인천시교육청 1인 시위에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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