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보내며.. 친구야, 8년 전 너를 만나 우리가 함께 한 세월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제일 싼 것이라며 아내가 집에 들였던 너는 결국 나와 인연을 깊이 맺었고 긴 시간을 함께 했었다. 하필 네 운명의 끝을 아내가 보고야 말았고, 내가 뒤늦게 어떻게든 연명해 보려 힘썼지만 때가 되었음을 한번 더 확인할 뿐이었다. 친구야, 네 생이 끝나가고 있음을 절친인 난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어머니댁 홈쇼핑광고에서 우연히 새로운 녀석이 눈에 들어왔고, 어제 너의 운명과 동시에 그 녀석을 밤 1시에 주문했다. 애도의 시간도 갖지 않고 그렇게 빨리 주문했다고 서운해마. 당장의 집안꼴을 본다면 너도 그리 서운한 마음 들지 않을게다. (사실 핸디형 청소기 하나 더 준다는 거에 서두른거 인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