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구
문학동네
<포구여행>책을 통해 알게 된 작가 곽재구.
그가 540일간 시인 타고르의 고향인 인도 산타니케탄 마을에 머물려 보고 듣고 느끼며 숨쉰 기록이 담긴 책이다.
'~입니다'라는 경어를 사용해 겸손하고 꼼꼼하고 감성적으로 옮긴 그곳에서 생활한 이야기들이 마음속에 잔잔하게 스며들었다.
읽으며 맨처음 드는 생각은 나도 이렇게 훌쩍 떠나 고즈넉한 곳에서, 자연을 닮은 사람들과 살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이런식의 평화로움이 있을 수 있다니...... 이래서 인도를 다녀온 사람들은 다시 인도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되는 것일게다.
그 다음으로는 곧이어 내가 처한 현실이 뒤따른다. 할 수 있을까, 평생 그런 곳에서 그렇게 살 수 있을까....
헌데 늘 그렇듯이 그런 현실의 사슬이 발목에 꽉 채워져있으니 한치도 내가 정한 땅을 넘지 못한다. 내가 채운 사슬임에도...
그래도 또 한번 생각을 한다. 그 평화로움을 이 현실에서 만들수는 없을까.... 동네어귀 개울물을 다시 흐르게 하고, 산이라는 단어를 모르는 인도사람들처럼, 경쟁이라는 단어가 사라지게 하는 날, 우리도 이 현실에서 그런 평화를, 그런 사람내음나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오늘 저녁 나는,
챔파꽃나무 대신 노란 알다마전구불빛아래서
착한 사람들인지는 몰라도 맘편히 얘기나눌 벗과
짜이대신 소주한잔 기울이고 싶다.
언젠간 나도 그곳에 가던가,
그곳이 현실인 이땅을 만들던가하면서....
'문화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주이야기 - 박문희 (0) | 2011.11.29 |
---|---|
학교 참 좋다 선생님 참 좋다 - 박선미 (0) | 2011.11.24 |
시, 나의 가장 가난한 사치 -김지수 (0) | 2011.11.14 |
나는 왜 쓰는가 - 조지오웰 (0) | 2011.11.11 |
나는 혁신학교에 간다 (0) | 2011.1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