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

얼큰 순댓국, 둘째의 마음을 얻다

턱쌤 2024. 11. 24. 08:01

밤 11시,
그룹과외를 마친 아이를 픽업해서 순댓국을 먹었다. 시골 다녀온 부모 때문에 저녁으로 혼자 치킨버거 하나 먹은 아이를 위해 데리고 갔다.
24시간 운영하는 전통 있는 국밥집이다.
아이는 얼마 전 친구들과 뒷동산을 갔다가 먹어봤다며 얼큰 순댓국을 시켰다. 치킨 버거의 느끼함을 눌러준다며 맛나게 완뚝. 내 국밥의 고기도 더 덜어주었다.

우리 부자가 가끔 누리는 호사다.
야식 우동집도 그중 하나.

아이는 먹는 내내 미쿡 가요계가 멸망 중이라며 비욘세를 비롯한 파파 머시기를 둘러싼 괴담을 늘어놨다. 구속된 파파가 나쁜 인간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고2인 아들이 유튜브로 이런 글로벌 루머도 같이 학습하고 있단 것도 알게 됐다.

다 먹고 나오니 12시가 넘었다.
맛난 추억 하나 더 만든 시간이었다.
질주하는 세계 최고 입시지옥길에서 조금이라도 비껴가는 고속도로쉼터랄까.

늦둥이로 낳아 이 녀석이 군대도 갔다오고 대학졸업까지 하면 퇴직할 나이다.
겨울이 오고 있다. 월동 준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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