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경씨의 새 책이 나왔습니다. 소설가인 본업을 벗어나 쓴 3권의 심리에세이중 마지막(?) 완결편이라 불려지네요. 발간소식을 듣자마자 구입해서 읽었고, 내 자신에 대해 연구하는 자세로 읽어내려갔습니다. 역시나 일찌감치 사서 보길 잘했다는 생각입니다..
김형경씨의 첫번째 에세이인 '사람풍경'이란 책을 처음 접했을 때는 프로이트적 심리분석과 여행에서의 경험을 접목시킨 것이 신선하면서도 신기하고 어려웠었습니다. 그리고 '천개의 공감'을 읽을 때는 한결 나아져 그 내담자들의 고통, 고민이 내게도 있음을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이번 애도심리에세이 '좋은 이별'은 그것의 집대성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나를 안다는 것(내 아픔과 상처를)은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낄 수 있고, 느끼는 만큼 사랑할 수 있다-유홍준'는 것과 맞닿아 있습니다. 책을 읽을수록 내 과거와 현재, 미래가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동안 인지하지 못했지만 내 안의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기 위한 애도과정을 나역시 겪었으며, 앞으로도 해야 할 작업들이 많음을 알게 되었구요. 또한 이러한 작업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어쩌면 사회적 과제로 국민모두가 함께 해야 할 애도작업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또한 권력을 가진 부류들이 참회하고 회개하지 못하는 한 우리들의 상실은 더욱 커져만 갈 것이기에 그것을 막아내는일 또한 숭고한 작업이 될 것이라는 또다른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애도작업의 마지막 단계인 '참회하고 회개하라. 그리고 용서하라', 이 말은은 개인과 사회 모두에게 적용되는 말이며, 단순히 앎의 문제가 아니라 실천의 문제가 반드시 뒤따라야 함을 다시 한번 느낀 책입니다.
지금 현재, 어디론가 숨어들고 싶고, 왠지 답답하고, 우울하며, 몸과 마음 어딘가 아픈 사람들이 있다면 당장 이 책들을 사서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살며시, 그리고 강렬하게 다가오는 위로와 용기를 얻게 될 것입니다.
<아래 끄적임들은 공부하는 심정으로 책을 읽으면서 나름 정리한 것들입니다.. 언젠가 자료들로 쓸 요량으로.... 그저 참고자료이니 반드시 책으로 정독하시길...^^>
1장 : 사랑의 다른 이름, 좋은 이별
- 사랑만큼 이별도 잘 알아야 한다.
* 슬픔: 내면에 깃든 생각과 감정
* 애도 : 슬픔의 감정을 외부로 표현하는 상태
* 애도작업 : 슬픔을 표현하는 해위뿐 아니라 슬픔과 관련된 감정의 단계를 거치면서 심리적으로 변화되는 모든 과정
- 애도에 대한 현대적 해석은 '도식화할 수 없는 감정모음, 혼란스러운 감정덩어리'
- 애도는 나선형의 모습
* 존 볼비의 4단계 애도과정(1980) : 마비, 그리움과 추구, 혼란과 절망, 재조직
*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의 5단계 애도(1969) : 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 (슬픔, 통곡이 없음)
* 그랜저 E. 웨스트의 10단계 (1962) : 충격, 감정의 표현, 절망과 외로움, 육체적 불쾌감, 공포, 죄책감, 분노와 적개심, 저항, 희망, 현실 긍정
* 로셸 알메이다 여성의 애도작업 4단계 (2004) : 상실의 현실 수용하기, 고통과 슬픔 통과하기, 망자없는 환경에 적응하기, 죽은 자에 대한 감정을 재족하고 삶과 함께 나아가기
- 우리는 왜 이별을 말하지 않는가
: 이별 할 때 어둡고 혼돈스러운 내면의 세계로 들어가 부정적인 자기모습을 마주 볼 자신이 없기에 이별을 외면한다.
: 유아기나 사춘기의 상실이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그들이 그 경험을 이해할 수도 없고, 애도할 줄도 모르기 때문이다.
: 조지부시는 6살에 여동생을 잃었음에도 가족이 애도의 과정을 갖지 않아 어릴 때 장애(분리불안, 과잉행동, 난독증, 언어장애)를 가졌다. 지금도 신문을 읽지 않고 아내와 24시간 이상 떨어져 지내지 못한다.
: 최근 학계의 정설
; 만 12세 이전에 사랑하는 대상을 잃거나 사랑의 감정을 박탈당하면 성인이 된 이후의 삶에 심각한 문제가 일어난다.
: 상실이나 결핌이 심리적 문제의 원인, 애도는 그 문제에 대한 본질적 해결책.
: 심리치료는 그 원인을 끄집어 내어 해석하고, 다시 상처입은 곳으로 가서 충분히 울게 하는 작업.
- 애도는 심리적 성장기제이다. '과거의 자기 죽이기, 새롭게 태어나기'
: 뒤늦게라도 잘 떠나보내야 하는 핵심은 '부모이미지'다
: 경제적, 사회적 독립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부모와 관계된 애증의 감정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
: 애도는 어린 시절에 머물고 있는 내면의 자기를 함께 떠나보내는 일이며 이 과정에서 치유와 성장이 따른다.
: 애도과정을 통해 자기를 잘 알 수 있고, 타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 능력이 커진다.
: 애도과정을 통해 진정으로 주체적이고 자율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
2장 : 돌아오지 못한 마음, 사랑은 그 자리에 <애도의 과정>
- 상실이 주는 첫번째 감정은 마비다. 일종의 자기마음을 스스로 방어하는...
- 이별앞에서 우리가 가장 많이 취하는 태도는 부정과 부인...
: 상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왜곡된 현실감각을 갖게 된다. (일본의 독도영유권주장도...)
: 상실의 충격을 받는 순간 우리는 '취급 주의'상태.. 자신의 용기를 믿어야..자신에게 관대하게..
- 분노는 사랑을 잃어버렸을 때 나타나는 보편적인 감정 (해결책은 애도하기, 슬퍼하며 슬픔속에 머무르기에 있다)
: 유아기로의 퇴행
: 전쟁의 상처는 너무 크다. 베트남전 이후 참전자중 10만명 이상이 자살, 노숙자중 40~60%는 베트남 참전군인, 이혼율도 높다.
: 애도작업중 양가감정(대상에 대한 사랑과 미움이 공존)과 공격성을 처리하는 문제가 제일 중요한 대목 - 안하면 증오가 된다.
- 불안이나 공포심은 분노의 감정을 표출할 줄 모르는 아기들이 느끼는 감정
: 성인중에 자아가 약한 사람들이 분노 대신 박해불안을 경험(세상이 자기를 미워한다고..)
: 히틀러가 유대인을 박해한 것도 유대인에 대한 공포심 때문.
: 박탈과 결핍...어느것이 더 고통스러울까..
- 그리움이라는 단어는 여전히 상실한 대상에게 사로잡힌 상태
: 중년의 사랑은 부모를 잃은 후 많이 오고, 잃은 대상을 다시 찾은 다음 다시 한 번 잘 떠나보내고자 하는 것. 진정한 성인이 되는 지표로 볼 수 있다.
- '환상'은 아이가 상실로부터 자기를 보호하는 방법, 관계맺기의 기본 역량인 대상 항상성을 형성하는 토대
: 환상은 의존성이나 나르시시줌처럼 성장하면서 버려야 하는 생존법.
- '미화'는 잃은 대상에 나르시시즘으로 투사되는 것. '분노'와 반대
: 남대문이 불타자 애도가 줄을 잇는 것처럼.
: 상실과 애도의 관계는 아름다움과 멜랑콜리와의 관계. 상실은 대상을 미화하기 때문(이상화)
: 디자인이 최고의 산업이 되고, 상품선택에 아름다움이 최선의 가치가 되는 건 우리 모두 내면에 애도의 문제를 안고 있는게 아닐까..
3장 : 거두어 온 마음을 어디에 둘까
- 자기애, 자기 성애
: 두고봐 너보다 잘 살테니..(정당한 애도행동)
: 떄론 지나친 성중독증으로 간다. 진보인사의 성추문도 상실한 희망(이념)에 의한 것일수도..
: 페티시즘, 관음증, 오컬티즘....성이 가장 손쉽게 결합하는 것은 공격성 (성범죄자들은 모두 성 중독자)
- 대체 대상(중간 대상, 연결대상) 사랑하기
: 퀼트, 뜨개질, 학업, 음주, 도박, 게임...
: 나쁜 대체물(술, 담배, 약물)을 피하고 사치성 소비를 피해야 한다.
: 그래서 상실의 시대는 소비의 시대로 이어지고 있다.
- 떠돌기, 멀리떠나기
: 현대인은 이제 끊임없이 떠돌고 있다. 더 빨리, 더 멀리 가기 위해 온갖 도구들을 만든다.
: 하지만 제자리에 오면 해결해야 할 문제는그대로 있다. 지금 여기!가 중요하다.
- 자폐 공간에 숨기
: 사람이 숨기 좋은 곳(다락, 옷장, 옥상)을 찾는 것은 자궁에서의 느낌과 자세를 연상시킨다.
: 치유방법중 하나는 용기를 내어 삶속으로 뛰어드는 일.
- 죄의식, 자기 파괴
: 자해, 자살... (우리는 어느 순간, 죽음을 향해 가던 길을 멈추고 다시 삶쪽으로 온 힘을 다해 헤엄쳐 나와야 한다)
- 조증으로 폭발하기
: 불안감, 나르시시즘, 행복감이 보통의 경우보다 높은 상태로 오래 지속되면 조증이다. 2002월드컵의 붉은 악마..
: 카사노바의 사랑은 미식가의 사랑처럼 그 순간뿐인것처럼 감각에 몰두한 것.
: 자폐껍질속으로 숨는 행위가 차가움이라면 조증으로 폭발하는 반응은 뜨거움이다.
: 치유는 내면에 촛점을 맞추고 회복과 변화를 위해 노력. 삶을 단순화하고 고요히 머물 수 있도록.
- 몸의 증상
: 소중한 것을 잃었을 때 흔한 반응은 식습관과 관계된 것. (거식증, 조식증..)
: 상실의 감정을 몸으로 치러내는 동안 민감한 신체감각을 갖는다.
: 극복은 몸을 쓰다듬고 보듬어 준다.
4장 : 나는 이제 행복을 노래하련다.
- 우울증, 붕괴
: 애도반응의 다양한 감정들, 죄책감, 자기비하감, 부정적 생각 등이 2주이상 지속되면 우울증.
: 중증 우울증은 심각한 일종의 붕괴상태(환영, 환청 등 비의적 경험까지) - 억압하고 외면한 것들의 회귀, 그것이 괴물, 유령.
: 우울증도 상실에 대한 정당한 반응, 애도작업에서 성취해야 할 가장 중요한 목표는 양가감정의 통합(사랑분노,감사시기,관용질투)
: 치유.. 우울증은 애도작업이 바닥을 치고 있음을 인지, 이제부터 회복되기로 마음먹고 몸과 마음을 치료하기.(햇빛이 잘 드는 환경)
- 슬픔, 통곡하기
: 애도작업의 핵심은 슬퍼하기다. 울 수만 있다면 마음의 병이 걸리지 않는다.
: 슬픔을 참지 말고, 울어야 할 때는 울자. (영국 다이애너비가 죽어 영국인들의 슬픔에 빠졌을 때 자살이 줄었다 - 상)
: 슬픔을 표현하며 마음뿐 아니라 몸의 통증으로부터 해방된다. (죽음의 수용소에서 - 빅터 프랭클)
: 무엇이든 간곡하게 마음을 쏟으면 그것이 의식(자기만의 애도 의식만들기)
- 승화, 자기표현
: 자기자신을 표현하는 행위는 그 자체만으로 내면에 깃든 묵은 상처를 치유하는 기능이 있다.
: 상담치료의 핵심도 내면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는 일.
: 여성의 '길게 말하기'는 여성들이 물리적, 사회적 약자로 살면서 내면에 애도할 것들이 많이 쌓여 있다는 의미.
: 치유를 위한 자기표현법엔 말하기,글쓰기,그림그리기가 있는데 아이들에겐 그림그리기.
: 만신굿의 경우도 망자와 산자를 연결하여 잘 떠나보내는 심리적 애도과정이다.
: 남의 고통과 불행에 귀기울이면 사회는 한층 더 건강하고 성숙해 질 것이다.
- 독서, 슬픈노래부르기
: 곤란했던 일은 혼자 노래방가서 노래할 때 서비스타임을 추가해주는 일(김형경씨 경험)
: 시나 노래는 슬픔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틀
: 노래뿐 아니라 영화,드라마,공연예술관람,미술작품관람 등도 간접표현의 치유효과
: 독서는 잃은 것을 되찾기 위한 탐구의 방편(콜린 윌슨), 독서는 불편한 현실을 피해 숨어드는 내밀한 자폐공간.
: 치유가 되는 독서 - 문학작품, 평전, 자서전 등 - 남의 이야기, 남의 애가가 나의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표현하게 해준다.
- 용서, 참회하기
: 정신분석은 전이와 해석(통찰)의 영역에 유용하게 쓰인다. (만능은 아니다)
: 통찰 후, 예전의 자기를 버리고 새로운 자기를 만들어가는 노력을 몸에 밸 때까지 반복해야 한다. '훈습'이라 한다(불교의 '보림')
: 훈습 그후는 자기 삶의 가치, 목적을 찾는 것이 중요 - 종교를 추천(김형경씨)
: 용서는 상대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하는 거.
: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회개, 참회하는 일뿐이 아닐까..(MB는 왜 참회하고 회개하지 않는가-박근상)
- 분리, 떠나보내기
: 충분히 슬퍼하고 떠나보내기
: '그가 나를 버리고 떠났다'는 사실에 집착하지 말고, '나는 그가 떠난 상황에 주도적으로 대처할 것이다'는 태도를 갖고 행동하는 것이 필요하다.
: 모든 종교가 떠나보내기, 놓아버리기, 애칙이나 집착끊기를 강조한다. (마음비우기가 어렵지만 모두가 갈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 박근상)
- 통합, 내면화
: 할머니는 '참는게 장사다. 지는게 이기는거다'시면서 평온하셨고, 외할머니(김형경씨의)를 노년의 모델로 삼는다.
: 떠난 이는 내면 가장 깊은 곳에서 우리의 일부로 영원히 머무는 것. 자기의 일부로 만드는 것(통합)
: 내면화, 통합은 영원한 성장법. 애도작업을 통해 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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