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그때는 온갖 성인병으로 진입하던 때였다.
허리가 아파 부평공원 3바퀴를 돌기도 어려울 만큼.
내 몸에 대한 학대를 멈추고 건강해고 싶었고
걷기를 꾸준히 하고 식단을 조절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호봉산 오르는 트레킹을 시작으로
원적산까지 가자,
다음에는 장수산까 가자,
끝내는 저 멀리 보이는 계양산까지 갈 수 있었다.
가는 길에 만나는
호봉산, 함봉산, 원적산, 장수산,
천마산, 중구봉, 마지막 계양산과 피고개까지.
오르고 넘기를 반복하면서
몸을 살피지 않았던 내게 미안해지기도 했다.
오르고 넘기를 반복하면서
그리운 사람들이 생각나고
욕하고 싶은 사람들이 문득 떠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그 생각들은 바람결에 떠나고
무념무상 걷기에만 집중하게 된다.
지도에 보이는 길.
수십 번을 다시 똑같이 그리면서도
단 한 번도 지겨운 적이 없었다.
걷고 또 걸어도
늘 새롭고
늘 어렵다.
영화 <어바웃타임>의 결론은
시간을 되돌릴 필요 없이
현재의 지금에 충실하란 것으로 기억한다.
걷는 지금,
사는 지금,
하늘을 쳐다보는 지금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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