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힘들다는 것이다.
근근이 버티고 있다는 것이다.
현실에 만족하고 소소한 행복을 찾아
워라밸을 지키라는 말들이 홍수처럼 넘쳐흐른다는 건,
결국 모두 힘들어 죽겠다는 것이다.
그러다 정말 스스로 죽임을 당하는,
이 나라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게 세계 1위라는 것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시간보다
끌려온 하루와 삶의 조건을 다독이는 시간이 훨씬 길어졌다.
멀리 보지 못하니
코앞의 현실이 바윗덩어리보다 무겁고 높게 다가온다.
넘치는 아포리즘의 말들로 온몸을 칭칭 두르고,
난 괜찮아를 외치며 갑옷을 걸치지만
한순간에 허무함이 밀려와
갑옷 안에서 녹아내린다.
진짜 위로가 필요한 곳엔
창과 방패 부딪는 소리가 모욕으로 쌓인다.
공황과 우울이 익숙하고
과로사로 일하다 죽는 것과
그냥 쉬고 있음이 평행저울이 된 을의 세상.
유전무죄 유검무죄로
통렬한 한 방을 날리는 한 줌 갑의 세상 덕에
학교의 도덕은 휴지조각이 되었다.
타의적 잉여인간들 사이의 과잉 위로는
어느 순간,
낙엽처럼 발밑에 툭.
희망은,
미래를 살 튼튼한 희망은
어디에 있는가?
대체 압도적 자살율 지구 1위에서
내려올 희망은 어디 있단 말인가?
혼자서는 안된다.
김광석의 노래와 연대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