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서는 이제 44개월입니다. 기저귀를 뗀 지도 한참이나 지났지요. 현서가 기저귀를 찰 때 인서형과 마찬가지로 잘 때는 질좋은 하기스로 채우고, 낮에는 중저가의 제품을 썼습니다.
그렇게 잘 때 썼던 하기스에서 모아놓은 점수표를 뒤져 찾아내서 이번 경품잔치에 사용을 했습니다. 세어보니 200점이 되었고 사진의 선물을 받았습니다. 돈으로 얼마 안되는 물건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알뜰하게 모아서 우편으로 부쳐서 선물까지 받은 아빠의 기분은 무척 좋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날아 든 선물을 본 엄마는 그저 신기해하고 좋아합니다.
이 기분좋은 일속에서 한가지 떠오르는 생각이 있습니다. 바로 이 하기스를 만드는 유한킴벌리회사에 대한 것이지요.
IMF를 지나면서 우리나라 기업들은 정리해고가 당연한 양 수십년 청춘을 바쳤던 직원들을 단칼에 해고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가운데도 유한킴벌리는 4조 2교대 또는 4조 3교대로 인원을 나누어 작업장에 들어가지 않는 조에게 휴식과 교육의 기회를 주었고 그것은 곧바로 생산성향상을 가져왔습니다. 대부분의 회사(자본)들이 단기간의 이익에 눈이 멀어 비인간적인 해고를 해대고 비정규직을 양산하던 것에 비하면 획기적인 고용시스템이었고 기업이 가져야 할 대안이라고까지 칭송받기도 했습니다. 안정적인 직장이 오히려 더 좋은 품질과 생산성향상을 가져온다는 것을 직접 보여준 아주 좋은 사례였습니다.
기저귀선물때문에 별 생각을 다 한단 생각도 들지만 아직도 정리해고 문제로 200일 넘게 고공크레인에 매달려 있는 노동자들을 생각하면 이게 그리 딴데 나라 얘기도 아닌것입니다. 내 소중한 아이의 기저귀가 그렇게 (결국 우리 가족일) 노동자들의 따뜻한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회사에게 만들어 진다는 것 만으로도 흐뭇하니까요.
사회의 모든 것들은 고리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아이의 기저귀와 정리해고 문제역시 이렇게 연결되어 있는 것입니다. 하루빨리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없는 사회를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자라나는 아이들 모두가 이렇게 품질좋고, 착용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기저귀가 넘쳐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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