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은 <부치치 않은 편지>를 노래했다.
인간의 삶, 시대의 아픔을 이야기하는 이 노래는 시인 정호승의 시다.
'슬픔이 택배로 왔다'는
그의 50년 시인의 인생을 기념하는 115편의 시가 담겨있는 시집.
여든을 바라보는 시점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겸허함과 함께
비우고 살아야 하며,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읇조린다.
더 치열하게 불의와 싸우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도 있으며,
먼저 간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도 스며있다.
새처럼 살아가길 간절히 기도하기도 한다. 나도 그러하다. 새처럼.
시인의 말처럼 살아온 시간보다 죽음을 기다리는 시간이 더 많이 남은 나도
이제 남은 그 시간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바다에서, 서울 한 복판 골목에서, 홍수 난 강가에서, 멀쩡한 길거리에서 온
슬픔의 택배들이 온 나라에 쌓여가는 이 절망의 시대에서
언제나 감사한 마음으로 독배를 들며 또 하루를 살아보련다.
그래야 내 마지막 날에
광석이 형이 하모니카 입에 물고 '부치지 않은 노래'를 멋지게 불러줄 것 같다.
그대, 잘 가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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