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아이들과 시 쓰기

구름

턱쌤 2024. 10. 18. 15:16

아이들과 시 쓰기를 하면서 100%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교실 안에서 쓰는 것보다 밖에서 보고 듣고 관찰해서 쓰는 시가
훨씬 더 시적 감성이 스며있는 걸 발견하곤 한다.
 
지난 세 번은 놀이, 기후변화 위기, 아빠를 주제로 교실에서 썼는데
확실히 생동감도 없고 다 비슷하며 눈에 띄는 시가 별로 없었다.
그래서 날 좋은 하루 다시 밖으로 나갔다.
(아이들도 밖에서 쓰는 걸 10배 더 좋아한다. 쓰고 놀이터에서 놀 수 있기에)
 
세상 모든 것을 시로 쓸 수 있다는 것을 교실에서 미리 알려주고
가지고 있는 또래 친구들의 시집에서 몇 개를 읽어주고 밖으로 나갔다.
이번에는 무조건 '관찰'하여 눈에 보이는 어떤 것이라도 맘껏 쓰라고 일렀다.
 
0른이는 구름을 보고 썼다.
구름을 오늘의 시로 선택한 이유는
나도 구름이 좋고 떠다니고 싶은 이유다.
알지 않는가? 구름 한 점 없는 하늘보다 할머니 수제비 같은 뭉게구름이 뚝뚝 떠 있는 하늘이 더 예쁘단 걸.

구름  -  강○른 (인천 부0초 1학년)

구름은 참 예쁘다

구름은 언제나 봐도 예쁘다
어떤 모양이든 난  다 좋다
내가 구름을 껴안고 싶다.
 
개미, 바람, 나무, 운동장 골대, 나뭇잎, 단풍, 친구, 철봉 등등
아주 맘에 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다양한 대상을 시로 썼다.
아직 상상과 시적 표현은 많이 서툴지만 서둘지 않고 계속 이어갈 것이다.
다음에는 들리는 '소리'에 대해 써보려고 한다.
눈을 감고 세상의 소리에 집중하고
알사탕의 동동이처럼 사물과 내 마음의 소리에도 집중해 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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