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 분 개봉 2011-05-04
- 홈페이지 www.sunny2011.co.kr/
- 감독 강형철
어릴 때 친구들, 지금까지 잘 만나고 계신가요? 혹시 일에, 결혼에, 육아에 쫓겨다니다가 그 친구들을 모두 잃어버린건 아닌지요. <써니>는 이런 질문을 제게 던집니다. 학창시절 웃고 울며 몸 부데끼며 살던 그때 그시절의 이야기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헌데 그 질문이 결코 무겁지 않습니다. 현실과는 다소 동떨어진 결론으로 가면서도 그 추억을, 그 기억속의 친구들을 불러 모아보도록 부추깁니다.
인상깊은 장면이 두가지 있습니다.
첫번째는 주인공이 어릴 적 자아를 꼬옥 껴안아 주는 장면입니다. 사람들에겐 어릴 적 상처, 아픔이 저마다 존재합니다. 울고 있는 어린 자아를 잘 위로하고 떠나보내지 못한 사람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어느 순간엔가 그 아픔이 도드라져 나타나지요. 때론 삶의 전반을 뒤흔드는 형태로까지 나타나기도 하구요. 주인공 나미는 그런 어린 자아를 안아주면서 위로합니다.
"괜찮아. 괜찮아. 네 잘못이 아니야"
두번째는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뜻에 따라 춤을 추는 여인네들의 모습입니다. '축제'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데 눈물이 났습니다. 각자 다른 모습으로 살아오면서 쌓아온 고뇌와 억압을 벗어 내듯이 신나게 춤추는 아줌마들이 눈물나게 했습니다.
영화를 보고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내 나이 마흔하나. 어린 시절 상처받아 울고 있는 어린 나를 불어 와서 '코코아' 한잔 타주면서 위로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멋진 탱고춤을 배워서 누군가와 함께 춤추고 싶습니다. 그래서 마흔의 써니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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